퇴직연금 중도인출 실태와 2024년 통계 정리
2024년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근로자는 6만7,000명, 금액은 2조7,000억원이다(국가데이터처, 2025년 12월 15일 발표). 중도인출 사유는 주택 구입(56.5%)과 주거 임차(25.5%)를 합쳐 82%가 부동산 관련이었다. 이 글은 이 통계의 세부 내용과, 중도인출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구조를 함께 정리한다.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한 뒤 생활비로 쓰도록 설계된 제도다. 2026년 9월 기준 가장 최신 자료인, 국가데이터처가 2025년 12월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6만7,000명이 만기·퇴직 전에 이 돈을 꺼내 썼다. 전년 대비 4.3%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중도인출 총액도 전년보다 12.1% 늘어난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도인출 사유, 왜 부동산에 쏠렸나
같은 통계에서 중도인출 사유를 보면 1위는 주택 구입(56.5%), 2위는 주거 임차 — 전세금·보증금 마련(25.5%), 3위는 회생절차(13.1%)였다. 주택 구입과 주거 임차를 더하면 82%가 부동산 관련 사유였다.
| 사유 | 비중 |
|---|---|
| 주택 구입 | 56.5% |
| 주거 임차(전세금·보증금) | 25.5% |
| 회생절차 | 13.1% |

주택 구입 목적으로 중도인출한 인원은 3만8,000명으로,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연령대별로 사유가 다르다
같은 통계에서 연령대별 특징도 확인된다. 30대는 주택 구입(61.1%) 비중이 가장 두드러졌고, 20대는 주거 임차(42.4%)가 1위 사유였다. 내 집 마련 시기에 접어든 30대와, 전월세 보증금이 급한 20대가 각각 다른 이유로 퇴직연금을 미리 꺼내 쓰고 있는 셈이다.
중도인출은 규정 위반이 아니라 법정 사유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부분이 있다. 주택 구입·전세보증금 마련으로 퇴직연금을 미리 인출하는 것은 편법이 아니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정식 사유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2조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중도인출을 위임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제2조제1항 각 호 인용)가 구체적인 사유를 정한다. 대표적인 법정 사유는 다음과 같다.
-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 무주택자의 주거 목적 전세금·보증금 부담(하나의 사업장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
-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의 의료비(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초과하는 경우로 한정)
- 천재지변·재난 피해
다만 이 자격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에게만 해당한다. 확정급여형(DB)은 구조상 개인별 적립금 계좌가 없어 중도인출 자체가 불가능하다(DB 가입자는 적립금을 담보로 한 대출만 가능하다).
즉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제도 위반이 아니라, 법이 허용한 여러 인출 사유 중 압도적 다수가 노후 대비가 아니라 부동산 관련 사유에 몰려 있다는 이용 실태다.
세금은 어떻게 되나
주택 구입·전세보증금 마련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으로는 정식 중도인출 사유이지만, 세법(소득세법)이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 경우 퇴직급여 재원분에는 원칙적으로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부과된다. 개인의 근속 연수·소득 수준에 따라 실제 세액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세액은 가입한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보험사)나 세무 전문가에게 신청 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퇴직연금 가입 현황도 함께 보면 좋다
2024년 기준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431조원으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가입 대상 근로자(1,308만6,000명) 중 실제 가입률은 53.3%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올랐고,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44만2,000곳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가입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49.7%로 절반에 가까웠고, 확정기여형(DC) 26.8%, 개인형 퇴직연금(IRP) 23.1% 순이었다. IRP는 세액공제 한도가 2년 전부터 연 최대 9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비중이 늘고 있다.
가입률은 연령대별로 30대(60.7%)가 가장 높았고 40대(59.0%), 50대(53.2%) 순으로 낮아졌다. 성별로는 남성(54%)이 여성(52.3%)보다 소폭 높았고, 금융보험업 종사자의 가입률은 4명 중 3명꼴로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보도됐다(정확한 %는 원 보도자료에 명시되지 않아 이 표현 그대로만 인용한다).
자주 묻는 질문
| 질문 | 답변 |
|---|---|
| 퇴직연금을 미리 빼면 세금이 얼마나 나오나요? | 주택 구입·전세보증금처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정식 사유로 인출해도, 세법상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면 퇴직급여 재원분에는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정확한 세액은 근속 연수·소득에 따라 달라지므로 가입한 금융회사에 확인이 필요하다. |
| 모든 퇴직연금 가입자가 중도인출을 신청할 수 있나요? | 아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만 가능하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정한 법정 사유(주택 구입, 무주택 전세보증금, 장기 요양 의료비, 천재지변 등)에 해당해야 신청할 수 있다. 확정급여형(DB) 가입자는 중도인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
| 전세보증금 목적 중도인출은 몇 번이나 할 수 있나요? | 확정기여형(DC)은 하나의 사업장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된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사업장’ 개념이 없어 이 1회 제한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지만, 실제 처리 기준은 가입한 금융회사마다 다를 수 있어 신청 전 확인이 필요하다. |
이 통계에서 확인되는 흐름은 분명하다. 퇴직연금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중도인출의 대다수는 은퇴 준비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주거 문제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중도인출을 고려하고 있다면,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세금 부담을 먼저 확인한 뒤 신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실제 신청 기한·필요 서류·세율 계산까지 자세한 절차는 퇴직연금 중도인출 법정 사유와 신청 절차 글에 정리해뒀다.
참고
- 한국일보, “‘집 사려고 영끌’ 퇴직연금 중도인출 작년에 역대 최대”(2025년 12월 15일, 세종=장재진 기자) —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121510180005585
-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제14조·제2조) — https://www.law.go.kr/LSW/lsInfoP.do?lsiSeq=262801
-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제22조 등) — https://www.law.go.kr/LSW/lsInfoP.do?lsId=009883&ancYnChk=0